[팩트맨]불에도 녹지 않는 ‘가짜 눈’?…영상, 확인해보니

2021-02-24 16



최근 미국 텍사스에 기록적 한파가 몰아쳤죠. SNS에선 미국 정부가 가짜 눈을 내리게 했다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어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.



SNS에 올라온 영상들입니다. 눈을 뭉친 뒤 라이터 불을 갖다 대는데요. 시커멓게 그을릴 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. 가짜 눈이다 주장합니다.

어떻게 된 걸까요.

미국의 천문학자 필 플레이트는 해당 음모론을 반박하며 오늘 SNS에 자신의 과거 실험 영상을 첨부했습니다.

필 플레이트가 마당에 쌓인 눈을 뭉쳐 라이터 불에 댑니다. 역시 녹지 않는 것처럼 보이죠.



프라이팬에 올려 열을 가하니, 녹은 물이 눈덩이 안으로 스며드는 모습이 관찰됩니다.

[필 플레이트 / 미 천문학자 (2014년 실험 영상)]
"눈덩이가 물이 되면서 눈 자체가 물을 흡수해 슬러시가 되는 겁니다."

단단한 얼음과 달리, 눈을 뭉친 눈덩이는 결정체 사이 공간이 많은데요. 이 때문에 열을 가하면 초반에는 녹은 물이 눈덩이 안으로 흡수돼 마치 녹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.

그럼 검게 그을린듯한 자국은 뭘까요?

[이덕환 /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]
"(가스라이터에 들어 있는 액체는) '부탄'이라고 하는 물질이에요. 눈에 대면 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연소가 중단됩니다. 부탄가스가 부서진 탄소 알갱이들이, 검댕이 형태로 눈에 달라붙는 거죠."

결론적으로 해당 영상 속 눈덩이가 가짜 눈이라는 주장 사실이 아닌데요.

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끝까지 열을 가했다면 눈덩이는 녹았을 거라 덧붙였습니다.

서상희 기자
with@donga.com

연출·편집: 황진선 PD
구성: 박지연 작가
그래픽 : 장태민, 박소연 디자이너
영상출처 : 필 플레이트 유튜브 'TheBadAstronomer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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